영웅(英雄) 옆에는 명마(名馬)가 있었다
삼국지에 여포, 관우가 탄 말은 적토마(赤兎馬)다.
온몸이 선혈(鮮血)처럼 붉고, 하루에 천리를 간다는 적토마(赤兎馬)는 삼국지연의를 통틀어
최강의 무장(武將)으로 꼽히는 여포와 관우의 애마(愛馬)였다.
적토마(赤兎馬) 역시 관우(關羽)가 죽은 후에 식음을 전폐하다가 굶어 죽었다고 한다.
삼국지에 유비가 탄 명마 적로(赤盧)는 조자룡이 장무에게 빼앗아 유비에게 주었다.
그때 명마(名馬)를 감정하는 괴월이라는 사람이 적로(赤盧)를 본 후에 말하기를
"이마에 흰점이 박혀있는 적로(赤盧)는 주인에게 화를 입히는 말입니다."라며 타지 말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유비는 "사람의 생사는 명(命)에 있고 부귀는 하늘에 달린 법이지 한 필의 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하면서 적로(赤盧)를 그대로 탔다.
어느 날 유비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채모가 유비를 없애려고 유비를 초대하여 사방을 포위해
유비를 죽이려고 했다. 경비가 없는 쪽은 물살이 험하게 흐르는 단계(檀溪)쪽 뿐이었다.
추격병에 쫓겨 단계 급류 앞까지 달려온 유비는 적로(赤盧)에게 채찍을 내려치며 외쳤다.
"적로(赤盧)야! 너는 주인인 나를 해치려 하느냐, 아니면 나를 구하려느냐?"
순간 적로(赤盧)는 몸을 솟구쳐 7m가 넘는 단계(檀溪)의 물살을 훌쩍 뛰어넘어 유비를 구했다.
태조 이성계에게도 명마(名馬)가 있었는데, 이성계는 이 명마의 능력을 시험해 보려고 내기를 했다.
화살을 쏜 후에 말을 타고 출발해서 목적지까지 먼저 도착하면 여물을 두 배로 주지만, 늦게 도착하면
목을 베어버린다고 했다. 그래서 활을 쏜 후 말을 달려 목적지에 가보니 화살이 떨어져 있었다.
이성계는 가차 없이 말의 목을 베어버렸다. 그런데 그제야 화살이 날아봐 땅에 떨어졌다.
먼저 있던 화살은 어제 쏜 화살을 그만 착각한 것이다. 뒤늦게 후회한 이성계는 함흥의 반룡산(盤龍山)에
명마를 기리기 위해 치마대(馳馬臺)라는 비석을 세웠다고 한다.
이처럼 영웅(英雄) 옆에는 명마(名馬)가 있는 것처럼 대통령에게도 손발과 같은 참모가 있게 마련이다.
아무리 훌륭한 대통령이라도 옆에 훌륭한 참모가 있어 충간(忠諫)을 하고 조언을 하지 않으면
성공적으로 국정을 수행할 수 없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에게 목숨을 걸고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도록
자기의 목숨과 명예를 버리고 보필하는 참모를 볼 수가 없었다.
그중에서도 세상 사람들은 어떤 평을 하더라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는 박지원 참모가 있었고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는 장세동 참모가 있었다.
두 사람은 자기의 주공을 위해 목숨을 걸고 감옥까지 갔다 온 참모들이다.
대부분 참모는 권력을 누릴 때와는 달리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할 때는 모두 몸을 사렸을 뿐
방패막이를 하는 참모를 볼 수 없었다.
그런 면에서 김대중, 전두환 전 대통령은 정치인으로서 행복한 분들이다.
오늘 첫 기자 회견을 하는 박근혜 대통령에겐 진정한 참모(參謀)가 있을까?
- 신라가인중에서 일부 발췌한 글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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